동백꽃 필 무렵 가을에 생각나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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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 때 생각나는 드라마입니다. 이유는 2가지이다. 동백꽃 필 무렵의 방영시기가 9월 중순이었고, 드라마의 메시지가 남은 하반기를 위로해 주는 따뜻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다시 볼 드라마로 강력추천합니다.

왜 까불이는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들을 공격했나? 결말 해석

'동백꽃필무렵'은 요즘에 보기 드문 20편짜리 드라마입니다. 5년 전, 2019년 9월에 방영시작해 11월에 종영된 인기드라마였습니다. 2019년 연기대상을 공효진 배우가 받을 정도였으니 동백이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당시 동백꽃 필 무렵은 힐링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주인공 동백이는 홀로 '까멜리아'를 운영하며 9살 필구를 키우는 미혼모입니다. 아이의 아빠이자, 동백이의 X남친은 유명 야구선수이지만 아들의 존재를 모릅니다. 어렸을 때 보육원에 버려졌던 동백이는 항상 무시받던 존재였습니다. 부모가 없어서, 교육을 못 받아서,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프로야구선수 지망생 종렬을 만나 동백이는 처음으로 사랑을 느낍니다. 종렬은 그녀의 제육볶음을 먹으면 술이 생각난다며 요리를 칭찬해줬습니다. 서로 사랑을 키워나갔지만 프로야구선수 문턱 앞에서 결혼을 하기 싫었던 종렬은 동백을 버립니다.

갈 곳 없는 동백은 종렬의 고향, 옹산에서 터를 잡습니다. 그가 맛있다고 해줬던 술안주 '제육볶음'으로 까멜리아를 엽니다. 까멜리아는 옹산의 특산품 간장게장 끄트머리에 문을 엽니다. 그렇게 동네 호프집처럼 동네 아저씨들의 애환으로 까멜리아는 버팁니다.

예쁜 외모, 아이 혼자 키우는 여성을 시샘하는 동네 상인 언니들도 늘 괴롭히지만 한켠엔 짠함이 있습니다. 동백이 옹산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사이코패스 '까불이'에게 당할뻔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동백이를 뒤쫓아 온 동백 엄마(이정은)에 의해 목숨을 구했지만 경찰, 기자들에게 시달리며 괴로운 나날을 보냈죠.

그러던 어느날, 까멜리아에 까불이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동백이는 트라우마가 떠올라 너무 힘들었지만 필구를 지켜야 하는 엄마였기에 힘을 냈습니다.

하지만, 까불이에 의해 동백의 오랜 동료 향미가 죽고, 동백이마저 또 몸을 다치는 일이 생겼습니다. 박흥식 아버지는 자신이 범인 까불이이라며 연기를 했습니다만 또다시 동백을 공격하려던 흥식은 결국 동백이 직접 때려잡으면서 경찰에 붙잡힙니다. 까불이는 사이코패스였습니다. 동백이가 자신에게 베푼 호의를 연민, 동정이라고 받아들이면서 그녀를 해하려고 한 것이었죠. 6년 전 동백은 무서움에 벌벌 떨었지만, 6년 후 동백은 까불이를 직접 때려잡을 만큼 씩씩해졌습니다.

'까불지 마' 말은 상대가 선을 넘으려고 할 때 경고의 의미로 쓰입니다. 즉, 우위에 있는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침범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뒤틀린 자아만큼 치졸함과 잔인함으로 똘똘 뭉친 까불이(박흥식)는 자신보다 약한 상대만 골라서, 즉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들만 골라서 해를 가했습니다.

추운 겨울에 가장 활짝 피는 동백꽃처럼
동백이를 통해 바라본 자존

동백이는 상처가 많은 인물입니다. 아빠는 태어날 때부터 없었고, 주 양육자였던 엄마에게마저 버림을 받았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아이를 가졌지만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비슷한 처지에서 자란 향미는 동백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나 나나 인생 바닥인건 쌤쌤인데, 왜 너만, 너만 그렇게,, 지가 부모 사랑을 받아 봤어?
세상 대접을 받아봤어? 사랑받아본 적도 없는 년이 뭘 그렇게 다 퍼줘. 왜 맨날 다 품어.

동백은 혹한기 겨울만큼 추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태생이 사랑이 많은 사람입니다. 자신이 조금 불행해도 꿋꿋하게 살아갈 씨앗 같은 힘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필구'라는 존재까지 더해져 동백은 불행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여유조차 없습니다. 동백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습니다. 동백은 가진건 없었지만 자신을 지켰고, 필구를 키운 엄마였습니다.